나의 의미를 ... ^^
작성 2007-05-11T17:48:29 (수정됨)
백수가 <br />
<br />
- 이외수 <br />
<br />
그대여, <br />
오늘 하루도 잘, <br />
뒹굴 <br />
뒹굴 <br />
하였는가. <br />
봄날의 곰처럼 <br />
정오의 공작처럼 <br />
빈둥 <br />
빈둥 <br />
<br />
<br />
오, 아름다운 그대의 삶. <br />
<br />
그대의 부모는 <br />
그대를 보고 말할 것이다. <br />
"자~알 한다." <br />
"자~알 하는 짓이다."라고 <br />
아아. <br />
나 역시 그대를 보고 말하나니 <br />
그대여 자~알 한다. <br />
정말이지 <br />
자~알 하는 짓이다. <br />
<br />
<br />
<br />
자~알 살고 있는 그대가 <br />
오늘도 나에게 물어왔다. <br />
도대체 할 일이 없다고, <br />
도무지 <br />
뭘 하고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<br />
그대는 나에게 물어왔다. <br />
그렇다 그대여. <br />
지금 그대에게 할 일이 없다. <br />
세상엔 정말이지 <br />
그대가 할 만한 일이 눈을 씻고 찾아봐도 <br />
없는 듯하다. <br />
왜 그런 것일까. <br />
그 이유는 <br />
도대체 무엇일까? <br />
<br />
나는 그 이유를 <br />
그대가 지금 잘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. <br />
<br />
<br />
물론 어느 기업인은 <br />
'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'라는 <br />
거창한 말을 외쳤지만 <br />
뭐, 할 일이 그렇게도 많다면 많이들 하라고 그러고, <br />
오늘은 그대와 나 <br />
세계가 아무리 넓어도 <br />
도무지 할 일 없는 인간들끼리 <br />
뒹굴 뒹굴 <br />
빈둥빈둥 <br />
방바닥이나 문질러 보자. <br />
<br />
<br />
<br />
그대여. <br />
그대는 지금 멋지게 살고 있다. <br />
그대의 삶은 지극히 정상이며, <br />
지금 이 시기야말로 <br />
젊은 날 반드시 거쳐야 할 <br />
황금의 터널이니, <br />
나는 그대가 <br />
진실로 자랑스럽고 <br />
사랑스럽다. <br />
<br />
<br />
그렇다 그대여. <br />
백수가 아닌 젊음은 <br />
젊음이 아니다. <br />
진실로 진실로 <br />
나는 그렇게 생각하나니, <br />
아무런 주저 없이 <br />
그저 돈이나 벌기 위해 <br />
취직부터 하고 있는 젊음이야말로, <br />
얼마나 비정상적이고 <br />
몰가치한 삶인가. <br />
물론 세계는 넓고 할 일이 많지만 <br />
무릇 한 인간이 <br />
평생을 바쳐 할 수 있는 일은 <br />
단 한 가지. <br />
단 한 가지에 불과하다. <br />
<br />
그것이 직업이다. <br />
<br />
<br />
자신의 직업, 귀하고 올바른 직업을 찾는데는 <br />
비록 평생을 바친다한들 아까운 일이 아니다. <br />
그대는 그대의 직업을 통해 <br />
그대의 삶, <br />
그대 가족의 삶을 영위해야 함은 물론, <br />
나아가 타인의삶 역시 <br />
이롭게 할 수 있어야 한다. <br />
그대의 직업은 <br />
늘 가슴 뛰고, <br />
하면 할수록 보람차고 신나는 것이어야 한다. <br />
그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룰 때만이 <br />
진정으로 그대는 <br />
그대의 직업을 찾았다고 할 수 있다. <br />
<br />
<br />
<br />
<br />
그대여. <br />
직업을 찾는다는 것은 이토록 어려운 일이다. <br />
그런데도 불구하고 <br />
한 인간이 평생을 바쳐 걸어가야 할 길을 <br />
오늘의 젊은이들은 <br />
너무나 쉽게, <br />
너무나 간편하게 <br />
결정해 버리고 만다. <br />
그들은 스스로를 대견스러워 한다. <br />
일찍 취직을 했을수록, <br />
크고 끗발 좋은 직장에 합격했을수록 <br />
그들의 어깨엔 힘이 들어가고 <br />
그들의 시각은 <br />
마비되어 버린다. <br />
<br />
그들에게 세상은 <br />
그렇게 그런 것이며, <br />
그들의 삶 역시 <br />
그저 그렇고 그런 것이다. <br />
나는 그저 그런 식으로 직업을 선택한 이들에게 <br />
이렇게 얘기한다. <br />
잘 먹고 <br />
잘 살아라... <br />
그 외에는 다른 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. <br />
<br />
<br />
<br />
그대는 젊고, <br />
싱싱한 의식을 지니고 있으며, <br />
세상에 마비되지 않은 <br />
진지한 시각을 가지고 있다. <br />
세상의 모든 걸 다 가진 것이다. <br />
그리고 다만 <br />
직업을 가지지 않았을 뿐이다. <br />
나는 그것을 <br />
그대가 무능하기 때문이라 생각하지 않는다. <br />
그대는 지금 그대의 길을 찾고 있는 중이며, <br />
저 널려 있는 <br />
천한 직업의 지뢰밭을 통과해 <br />
귀하고 귀한 <br />
그대의 직업을 찾고 있는 중이다. <br />
그것은 깨어 있는 젊음, <br />
경건한 젊음을 지닌 이로서 <br />
지극히 당연하고 <br />
당연한 일이다. <br />
<br />
<br />
<br />
그렇다 그대여. <br />
직업엔 분명 귀천이 있다. <br />
물론 빌어먹을 세상은 <br />
돈을 많이 버는 직업을 귀한 직업으로 <br />
돈을 못 버는 직업을 <br />
천한 직업으로 치부해 버리지만 <br />
사실은 그렇지 않다. <br />
진실로 천한 직업이란 무엇인가. <br />
그것은 작위 고하를 막론하고 <br />
남에게 해를 끼치는 직업, <br />
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직업이다. <br />
우리는 밤하늘의 별처럼 무수한 <br />
천한 직업들을 보아왔다. <br />
사리사욕에 눈먼 정치가들, <br />
뇌물로 돈을 모은 공무원들, <br />
남의 재산을 탐하는 범죄자들, <br />
아랫사람에게 고통을 주는 직장의 간부들을 <br />
우리는 무수히 보아왔다. <br />
이는 모두 천한 직업이다. <br />
분명 이들은 직업을 잘못 선택했으며, <br />
직업을 잘못 선택한 이들이야말로 <br />
세상을 망치는 주범들이다. <br />
<br />
<br />
<br />
나는 그대가 <br />
아무 생각 없이 그들의 꼬봉이 되어 <br />
자신도 모르게 세상을 망치는 일에 일조하는 이가 되지 않기를 <br />
진심으로 기도한다. <br />
<br />
<br />
그대는 여지껏 <br />
참고 기다려 왔으며, <br />
이제 잠시 후면 <br />
반드시 자신의 역량에 걸맞는 <br />
귀하고 귀한 직업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. <br />
그것은 아무리 늦어도 <br />
부끄럽지 않는 것. <br />
늦고 늦을수록 그 쓰임이 크고 너그러워 <br />
여러 사람을 이롭게 하는... <br />
그런 귀한 직업에 종사하기를 <br />
나는 간절히 소망한다. <br />
<br />
<br />
<br />
그대여. <br />
귀한 직업을 가진 삶. <br />
또 그 직업에 평생을 바친 이의 삶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. <br />
그리고 그 길을 찾기 위해, <br />
날로 연마하고 <br />
묵묵히 기다릴 줄 아는 이의 삶은 <br />
얼마나 경건한 것인가. <br />
그렇다 그대여. <br />
누가 백수를 무직이라 했는가. <br />
백수야말로 직업선택업이라는 <br />
귀하고 귀한 젊음의 직업이니 <br />
<br />
<br />
<br />
보라. <br />
그대의 이름은 백수. <br />
백수는 프로보다 아름답다. <br />
<br />
<br />
<br />
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<br />
좀 길죠?<br />
그래도 나름의 쨘~함이 묻어있는 듯 하여 옮겨봅니다.<br />
꿈이 있는 자의 모습을 보는 듯 합니다.<br />
쉽게 말하고 넘어간 부분들.....어설프게 설교 비슷한 말들로 님들께 무례했던 점들.....소중함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회피했던 면들.....참 많은 것들을 되새기며 스스로 반성하게 됩니다.<br />
<br />
( 詩 한 편으로 어찌 모든 것을 헤아릴 수 있을지...^^; )<br />
<br />
쫓기듯 사회에 뛰어들어 후회스러웠던 부분들이 조금씩 스스로 갈등하게 되는 원인이 되네요.<br />
그래서인지 작은 것에도 의미를 심고 있나봅니다.<br />
<br />
삶의 한 부분에서 느껴지는 소소한 것들 또한 소중함을 깨달았으면 해서요.<br />
<br />
내일이면 총관측회네요.<br />
제겐 그동안 잊고 있었던 것들 중 하나인 총관측회!<br />
꼭 기억에 남는 시간으로 만드시길 바랍니다.<br />
<br />
내년엔 그 소중한 시간 같이 할 수 있길 희망하며 짧은 글 마칩니다.<br />
<br />
☆ㅇ ㅅㄹㅎㄱ ㅇㅎㄹ ㅅㄹㅎㄴ girl~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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