안녕하세요..
작성 2008-04-24T00:24:20 (수정됨)
안녕하세요.. 03학번 신희선입니다.<br />
<br />
저 모르시는 분들도 많으시죠.. <br />
<br />
다 인사 한 번씩 드렸어야 하는데...<br />
<br />
오래 잠수 탔었어요.. 뭐 좀 준비하느라구요.<br />
<br />
9급 법원직 공채 준비했었어요.. 국가직이라 1년에 한 번 뽑는 시험.. 3월에 시험 쳤어요.<br />
<br />
오늘 아침에 합격자 확인했는데.. 저 떨어졌어요.<br />
<br />
멍하니 있다가<br />
<br />
나 뭐 했나 싶기도 하고<br />
<br />
어이없기도 하구요..<br />
<br />
저 어제 시골집 내려왔는데요. 괜히 왔나 싶어요.. 좀 쉬려고 내려왔는데..<br />
<br />
자취집에 있을 걸 그랬어요.. 거기엔 가족과도 같은 룸메 언니가 있지만<br />
<br />
가족은 아니니까요..<br />
<br />
부모님께 얼굴을 들 수 없네요.. 준 탕아가 되어 버렸어요..<br />
<br />
부모님은 괜찮다고 계속 말씀해 주시지만.. <br />
<br />
내일 아침엔 잠을 깨도 자는 척 계속 누워 있을 것만 같아요...<br />
<br />
<br />
약 1년 간.. 놀지는 않은 것 같은데.. 점수가 조금 부족하네요..<br />
<br />
그래도 후반 모의고사 때는 점수가 그럭저럭 오른 편이었는데.. <br />
<br />
별로 떠올리고 싶지도 않은 기억들이 자꾸 올라와요..<br />
<br />
저의 근 1년을 이루던 생활의 모든 것들이.. 그 지겨운 기억들이..<br />
<br />
공무원 시험에는.. 여러 직렬이 있는데요..<br />
<br />
사실 법원직 이러면.. 사람들은 잘 몰라요.. <br />
<br />
거기다 과목도 많아서.. 정말 해 보려는 사람들만 모이는 편이예요..<br />
<br />
경쟁률도 거품이 거의 없구요..<br />
<br />
다들 단기간에 바싹 해서 붙어 보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예요..<br />
<br />
그러다 보니.. 2주간 계속 되는 12시간 수업 정도는 차라리 괜찮았어요..<br />
<br />
매일매일, 매일매일 계속되는 '먼저 오는 사람'들과의 싸움.. 그 안에서의 평상심 유지..<br />
<br />
오히려 이 쪽이 더 힘들데요..<br />
<br />
앞 자리도 앞자리지만.. 특히 여름에 7시 쯤 가면.. 먼저 온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..<br />
<br />
그 날은 하루 종일 자책감에 시달리게 되는..<br />
<br />
지금 생각해 보면요..<br />
<br />
왜 그렇게 까지 했나 싶어요...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...<br />
<br />
시험 끝나고 가채점 해 보니까..<br />
<br />
전략과목인 영어랑 형소법 에서 점수가 많이 뒤쳐지더라구요...<br />
<br />
저 수능 때도 그랬거든요.. 전략과목인 영어에서 폭탄 맞았었는데..<br />
<br />
웃겨요.. 이번에도 영어가..<br />
<br />
영어는 매일 하는 과목이거든요...<br />
<br />
차라리 그 시간 쪼개서 형소법이나 더 볼걸............<br />
<br />
이젠 다 부질 없네요....<br />
<br />
<br />
부모님께 전화로 결과를 알려드리고<br />
<br />
저 집 주변에 바다 있거든요.. 보러 나갔는데..<br />
<br />
왜 바다는요.. 우울한 이미지도 같이 가지잖아요..<br />
<br />
저 자신을 나락에까지 몰고 가서는 안 될것 같아요..<br />
<br />
바다 보고 싶은데 그냥 되돌아 왔어요..<br />
<br />
학원에 민소법 선생님은 되게 냉소적으로 사람을 웃기시는 분인데..<br />
<br />
한번은 이런 말을 웃으면서 하시데요..<br />
<br />
여러분들 뭐더러 밥 3끼씩 먹냐구... 2끼만 먹고 공부하라구.. 자긴 2끼만 먹는다구..<br />
<br />
그 때 다들 와 하고 웃었어요.. 저도 웃었구요..<br />
<br />
근데 그게 지금 생각나니까.. 너무 잔인해요... 자꾸 눈물 나잖아요..<br />
<br />
<br />
별빛 분들.. 너무너무 보고 싶어요..<br />
<br />
저 너무 오래 잠수 탔었죠.. 좋은 결과 만들어서 보여드리려고 했는데..<br />
<br />
이렇게 되 보여서 정말로 죄송하구요..<br />
<br />
자취집에 인터넷 해지한 것도 오래되다 보니 중간에 근황을 알려드리는 것도 못했네요..<br />
<br />
총관.. 정말 가고 싶은데.. 이상하죠.. 누구든 만나고 싶은데..<br />
<br />
지금은..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...<br />
<br />
<br />
제가 친 시험이랑 과목이 겹치는 시험이 저번 주에 끝나서..<br />
<br />
처음으로 온전한 자유를 누리고 있는데...<br />
<br />
쉬려고 내려왔는데.. 내일부터 부모님 얼굴 어떻게 뵙죠...<br />
<br />
제가 있을 곳을 모르겠어요...<br />
<br />
<br />
<br />
32730